교동팔경

화암효종(華菴曉鐘)

읍내리에서 가까운 화개암에서 새벽에 은은히 들리는 종소리.

먼 하늘의 새벽빛은 아지랑이 꿰둟고

흩어진 별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네

바람에 들려오는 종소리는 어디서 울리는고

화개산 남쪽의 작은 가람(절)이겠지


● 빈장모범(濱[水章]暮帆)

빈장산 남쪽의 석양에 돌아오는 범선들.

빈장산 밖은 하늘에 닿고

해저문 배는 개미같이 나부끼네

가득실은 고깃배는 서주로 갔건만

올 때 얻은것은 돈주머니 반밖에 안되네

 


● 잠두목적(蠶頭牧笛)

지석리 율두산(잠두산)의 목동들이 봄, 여름 석양에 부는 피리소리.

백마는 타지않고 황소를 타고서

붉은 숫닭은 노래않고 백구만 노래하네

매화 관색곡만 부르지 마소

태평속에서도 전쟁의 수심이 있다네


● 말탄어화(末灘漁火)

말탄포는 서한리 끝 해변에 있어 새우잡이 어선과 낚시배가 모여든 어선들의 불빛.

섬의 밤바람은 차기도 해라

별같은 불들이 빨갛게 바다를 물들였네

조수에 노 저어 사람의 말소리 일어나니

주막의 등불은 나룻터 단풍사이로 반짝이네


● 수정낙조(水晶落照)

수정산서쪽의 망망 대해로 떨어지는 해

금빛물결은 수정산 봉우리에 넘실거리고

바다는 온통 지는 햇빛으로 불게 물들었네

덧없는 인생은 늙은 빛이 감도는데

두 눈덩이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 지노라


● 호포제월(虎浦齊月)

호포는 붕소리 동쪽 강화도의 인화곶과 마주하는 호두포의 청명한 달 밤에 떼 지어 나는 기러기와 해면을 비치는 달 빛.

구름없는 푸른 하늘엔 기러기떼 날아가고

동녘에 밝은 달은 가을에 어울려

언덕에 계집아이들은 강남노래 부르고

나룻터 손님들은 주막에서 떠드네


 

● 인산관창(仁山觀漲)

인사리 뒷산인 인산에서 보는 인사리 일대가 물에 잠기는 만조의 장관

갈대꽃 핀 들판에 가을철 조수가 불어나고

그 일대의 섬들은 계표를 알 수 없네

전사의 어시장은 앉아서 열리고

어선은 어느새 제삼교로 가버렸네

 

보뚝 동쪽과 방죽 북쪽은 물에 넘실 거리니

봄철의 조수는 야외를 잠그도다

멀리 십리밖에 나무는 물에 잠기고

경원전 밖은 해가 저물어 안개만이 자욱 하구나


● 진망납량(鎭望納凉)

진망은 읍내리의 남산의 옛 이름이다. 소나무 숲이 울창하여 여름날 시원한 바람과 함게 산림욕이 좋았고,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좋았다.

성 남의 산색은 울창하고

온산의 소나무 덮인 그늘은 서늘한 피서에 좋구나

동산에 맑은 바람 시원히 불어오니

공지에 오른 유객은 선향을 바라보네

 

<글/사진 : 교동사랑회 임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