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1. 화남(華南) 고재형(高在亨, 1846-1916)이 1906년 강화도의 각 마을 명소를 직접 방문하여 256수의 한시(漢 詩)를 짓고, 그 마을의 유래와 풍광, 인물, 생활상을 설명 한 산문을 곁들인 기행문집 심도기행(沁都紀行)을 번역 한 것이다.
2. 심도기행은 필사본 2종이 조사되었으며, 그 중 종손 고 승국이 소장하고 있는 ʻ고승국소장본ʼ을 저본으로 삼았고, 구창서의 발문이 있는 ʻ구창서발문본ʼ을 부본으로 삼아 조하며 번역하다. 번역문 뒤에 저본으로 삼은 ʻ고승국소 장본ʼ을 인본으로 수록하다.
3. 원문의 수록 순서로 한시 256수와 해설문을 배열하되, 당시의 면(面) 별로 묶어서 편집하다.
4. 제목이 없는 한시는 바로 앞의 제목을 따르거나, 내용 중 에서 주제어를 뽑아 제목으로 삼고 끝에 ʻ*ʼ를 붙여 구별하 다.
5. 지명의 주석은 ≪강화지명지≫(강화문화원, 2002)와 ≪한국 지명총람-강화군≫(한글학회, 1986) 등을 참고하고, 현지 주민들의 증언으로 보완하다.
일러두기
6. 인물의 주석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역인물종합정보 시스템의 자료와 한국민족문화백과사전의 내용을 주로 활용하다.
7. 이 책의 각주는 모두 역자가 단 것이며, 저자의 주는 본문 속에 포함시켰다. 8. ʻ구창서발문본ʼ에만 있는 구창서의 발문은 번역문 맨 뒤에 실었다.
9. 이 역주본은 2005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화역사문화연구 소의 강독회 회원들의 강독이 출발점이 되었다.
1. 두두미동(斗頭尾洞)
斗頭我步帶春風 봄바람 맞으며 두두미를 걷노라니,
一府山川兩眼中 온 마을의 산과 내가 한 눈에 들어오네.
明月綠楊諸具榻 밝은 달 푸른 버들 여러 구(具)씨 탁상에서,
滿杯麯味使人雄 잔 가득한 술맛이 힘을 내게 하는구나.
2. 백운동(白雲洞)①
西指白雲山上橫 서쪽으로 산위에 비낀 흰 구름을 가리키며,
居人尙說李先生 마을 사람 아직도 이규보 선생 말을 하네.
漠然舊址今何辨 옛터가 막연하니 지금 어찌 알아볼까,
數谷桃花數谷櫻 이 골짝엔 복숭아꽃 저 골짝엔 앵두꽃이네.
3. 백운동(白雲洞)②
遲遲更向水南涯 천천히 다시금 남쪽 물가로 향해 가니,
具閔庭前列植花 구씨 민씨네 정원에 즐비하게 꽃이 심겼네.
文學承承猶不墜 학문이 이어져서 끊어지지 않았으니,
曾年皆是上庠家 옛날에 모두가 성균관 다니던 집안이라네.
4. 삼동암동(三同巖洞)
三巖同立德庄東 덕장산 동쪽에 세 바위가 나란히 섰고,
谷谷幽居與野通 골골마다 숨은 집들 들판과 통해 있네.
因遇諸君終日語 여러 사람 만나자 종일토록 하는 말,
誦傳一峴朴公風 박공(朴公)의 풍모 담긴 고개전설 전해주네.
5. 서문동(西門洞)
地古西門倚路傍 옛날의 서문은 길가에 있는데,
盆烟點點繞耕庄 옹기 굽는 연기 올라 농장을 싸고 있네.
一平草色閑空地 평평하게 풀 우거진 널따란 빈터가,
認是當年習陣場 당시의 훈련장이었음을 알게 해주네.
6. 마장동(馬場洞)
馬城西北馬場村 마성의 서북쪽에 마장촌이 있는데,
隔水居人各樹藩 개울 건너 주민들은 나무 심어 울 삼았네.
野霧山雲簷影裡 들안개와 산구름이 처마 안으로 비춰들고,
咳嘶何老戱兒孫 한 노인이 기침하며 손자와 놀고 있네.
7. 석성동(石城洞)
穴口山南號石城 혈구산 남쪽은 돌성이라 부르는데,
長原草色一郊程 풀 덮인 넓은 벌판 마을을 에워 쌓았네.
居人誇說田之廣 마을 사람 밭 넓다고 자랑하며 말을 하니,
豆麥相連上下平 콩밭과 보리밭이 아래 위에 이어졌네.
8. 청교(大淸橋)
溪流東走大淸橋 시냇물은 동쪽으로 흘러 청교를 지나는데,
十里相通花島湖 십리나 떨어져 있는 화도호와 통하네.
滿月一坪瀦水濶 만월평의 저수지는 넓기도 넓으니,
年年穡事奏豊謠 해마다 농사 잘 되어 풍년가를 부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