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해면(三海面)

129. 당산동(堂山洞)

須到堂山披晩霞 당산리에 이르니 저녁노을 퍼져있고,

李安許朴櫛比家 이씨 안씨 허씨 박씨네 집들이 즐비하네.

一條長路昇天府 한 갈래 긴 길은 승천부로 이어지고,

半是蒼松半是花 절반은 푸른 소나무 절반은 꽃이로다

 

130. 승천포(昇天浦)

昇天浦口問歸船 승천포 나루에서 돌아가는 배 물어보니,

或指開城或漢川 어떤 것은 개성이요 어떤 것은 한강을 가리키네.

念昔高皇麾二將 옛적에 태조께서 두 장수 거느리고,

倭氛掃盡此津邊 왜구를 소탕한 곳이 바로 이 나룻가네.

 

131. 긍곡(矜谷)

矜谷來留客馬覊 긍곡에 다다라서 나그네 발길을 멈추니,

依然春色舊遊時 봄기운 의연하네 옛적에 놀던로.

薔薇花下金韓老 장미꽃 아래서 김씨 한씨 노인 둘이,

情話慇懃日影移 은근한 정담으로 해가 저물어가네.

 

132. 상도동(上道洞)

上道村前春水生 상도촌 앞에는 봄물이 불어나고,

洪崖琥谷近郊程 홍애부락 호박골이 가까이 자리했네.

李金各倚東西壟 이씨와 김씨네가 동서 뚝 사이에 살며,

夜織茵紋晝出耕 밤에는 돗자리 짜고 낮에는 농사짓네.

 

133. 하도동(下道洞)

石洲卜宅五流川 석주선생 오류천319)에 자리 잡고 살았는데,

陂上櫻桃幾百年 언덕 위의 앵두나무 몇 백 년이 되었는가.

讀罷碑文如復見 비문을 읽고 나니 다시 선생을 보는 듯,

羹牆遺意士皆然 우러러 사모하는 뜻 선비라면 모두 같네.